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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하고 싶을 때 떠오르는 영화

by youngsreview 2025. 4. 9.

한 여자가 회사 사무실에서 생각에 잠긴 듯한 모습

반복되는 출퇴근과 과중한 업무, 멈추지 않는 알림 속에서 문득 '지금 이 순간, 퇴사하고 싶다'는 생각이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결코 쉽지 않죠. 당장 생계가 걱정되고, 다음 커리어가 불확실하며, 막상 회사를 떠나도 무언가 채워지지 않는 공허감이 있을지 모릅니다. 그럴 때 우리에게 위로가 되는 건, 다름 아닌 영화입니다. 스크린 속 주인공은 우리가 망설이는 선택을 해내고, 삶을 다시 구성하며, 때론 과감하게 떠나기도 하니까요. 이 글에서는 퇴사 욕구를 자극하거나 퇴사 후의 인생을 상상하게 해주는 국내외 영화들을 살펴보며, 그 속에 담긴 메시지를 분석합니다.

퇴사 충동을 자극하는 영화 – 더 이상 참지 않아도 되는 순간

현실에서 퇴사는 쉽지 않은 결정입니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는 과감한 ‘질러버림’이 흔히 일어납니다. 주인공은 인내의 끝에서 회사를 뛰쳐나오고, 예상치 못한 삶의 국면에 접어듭니다. 그 장면은 현실의 우리에게 대리 만족을 안겨주죠.

‘인턴(The Intern)’은 직장을 떠난 이후에도 자기 삶을 새롭게 채워가는 이야기입니다. 퇴직 후 무료한 일상을 보내던 벤은 시니어 인턴으로 새롭게 도전하고, 젊은 세대와의 관계 속에서 오히려 자신이 배워갑니다. 이 영화는 ‘퇴사=끝’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며, 인생 2막에 대한 희망을 전합니다.

보다 직접적인 메시지를 가진 영화로는 국내작 ‘워킹걸’이 있습니다. 성실하게 살아왔지만 정작 자신을 위한 삶은 살아보지 못한 주인공은, 퇴사를 계기로 완전히 다른 세계에 발을 딛습니다. 유쾌하고 가벼운 톤 속에서도 ‘회사를 떠나면 삶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세계가 시작된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또한, 일본 영화 ‘사요나라 컬러’는 반복되는 직장 생활에 지쳐 병가를 내고 바닷가 마을로 떠난 의사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그는 이곳에서 옛사랑을 만나고, 삶의 본질을 다시 돌아보게 됩니다. 일, 커리어, 성취라는 단어 대신, 관계와 감정, 그리고 살아있음에 집중하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퇴사 후 떠나는 여행 – 자유와 불확실함 사이에서

퇴사를 꿈꾸는 이들이 가장 간절히 바라는 것은 '자유'입니다. 알람 없이 시작하는 아침, 하고 싶은 대로 구성한 하루, 그리고 낯선 도시에서의 무계획 여행. 이런 판타지를 완벽하게 구현해낸 영화가 있습니다.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Eat Pray Love)’는 그 정점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주인공 줄리아 로버츠는 결혼과 커리어라는 사회적 성공을 내려놓고 세 나라를 여행합니다. 이탈리아에서는 음식을, 인도에서는 내면의 평화를, 발리에서는 사랑을 경험하며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은 많은 이들에게 퇴사 후 여행의 로망을 심어줍니다.

또한 ‘와일드(Wild)’는 단순한 여행이 아닌, 고통을 치유하기 위한 여정입니다. 모든 것을 잃고 방황하던 주인공은 미국 태평양 산책로(PCT)라는 4,000km에 달하는 트레킹 코스를 홀로 걷습니다. 자연과 마주하며 자아를 회복해가는 이 영화는, 퇴사가 단순히 도피가 아닌 ‘회복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세상의 모든 계절(The Hundred-Foot Journey)’은 프랑스를 배경으로 한 요리 영화이지만, 주인공이 새로운 환경에서 정착하고 꿈을 실현해가는 이야기는 퇴사 후 제2의 인생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편견, 충돌, 외로움 속에서도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가는 모습은 여행의 본질이 ‘다시 시작하는 용기’임을 말해줍니다.

퇴사 이후의 현실 – 환상과 마주한 진짜 삶

물론, 퇴사 후 삶이 항상 영화 같지는 않습니다. 자유를 얻는 대신 우리는 책임과 불확실성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 현실을 깊이 있게 다룬 영화들도 있습니다.

‘업 인 디 에어(Up in the Air)’는 퇴사를 전문으로 처리하는 해고 전문가의 이야기입니다. 비행기로 전국을 떠도는 삶 속에서 그는 점차 인간관계의 부재와 공허함을 깨닫습니다. 영화는 퇴사의 순간보다, 그 이후에 찾아오는 정체성의 혼란과 삶의 무게를 현실적으로 묘사합니다.

한국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 역시 퇴사라는 명확한 메시지는 없지만, 직장생활과 결혼, 자아의 충돌을 유쾌하게 그려냅니다.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욕망이 다른 방식으로 폭발하며, 삶을 바꾸는 계기가 되는 점에서 퇴사 충동과 맞닿아 있습니다.

프랑스 영화 ‘언터처블: 1%의 우정’은 실직 상태에서 우연히 시작한 간병인 일을 통해 인생을 다시 살아보는 이야기입니다. 퇴사와 실직이 무기력함이 아닌, 예기치 못한 전환점이 될 수 있음을 유머와 따뜻함으로 보여줍니다. 누군가는 퇴사 후 좌절을 겪고, 누군가는 새로운 만남으로 인생을 다시 정의하기도 합니다.

이렇듯 퇴사라는 선택은 늘 불확실함과 두려움을 동반합니다. 하지만 영화는 그 안에서 용기를 찾고, 무엇보다 '다른 삶도 가능하다'는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 메시지는 우리에게 큰 위로가 됩니다.

퇴사는 결코 끝이 아닙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탈출구이고, 누군가에게는 전환점이며, 또 누군가에게는 스스로를 되찾는 계기가 됩니다. 영화 속 주인공들이 그랬듯, 우리 역시 스스로의 삶을 다시 디자인할 수 있습니다. 지금,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 마음을 억누르지 말고 영화 한 편과 마주해보세요. 그 안에서 당신이 원하는 ‘다른 삶’의 단서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